전영재 기자의 DMZ로 떠나는 생태기행
절망의 땅 비무장 지대에서 뛰놀고 있는 산양은 휴전선 밖의 백두대간에서도 뛰놀 수 있어야 한다.
     
  산양같이 개체수가 극히 적어 자연 상태에서는 생명을 이어가기 어려운 야생동물은 이제 우리 인간들이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 줘야한다.
비무장지대에서 살고 있는 산양은 계속된 근친 교배로 열성 유전자를 가진 새끼가 태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50년 동안 거대한 남쪽의 철책(鐵柵)과 북쪽의 목책(木柵)에 둘러 쌓여 살아온 비무장 지대의 산양 보호방안이 시급하게 마련돼야 한다.
새 천년 6월에 동부전선에서는 산양이 탈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뿔의 돌기로 보아 2년 가량 된 숫 산양은 먹이를 구하지 못해 철책 주변에 탈진해 있는 것을 병사들이 긴급 구조했지만 안타깝게도 사흘만에 죽고 말았다.
 
그 죽음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계속된 근친교배에 의한 열성 유전자를 가졌기 때문이 아닌가 추정되고 있다.
제대로 산양 보호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제 2의 탈진사고는 계속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인공 증식 보호 방안이 국가차원에서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문화재관리청과 서울대 이우신 교수팀, 강원도 양구군이 늦은감은 있지만 산양 인공증식 복원 작업에 2000년부터 착수했다는 사실이다.

50여년 민족의 분단으로 우리가 잃어버린 땅 비무장지대에서 천연기념물 산양은 그들만의 낙원을 만들어 오고 있다.
비무장지대에서 남북한 산양이 먼저 보여준 통일은 지금 반세기전 우리 선조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았던 것처럼 한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라는 가슴 벅찬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