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재 기자의 DMZ로 떠나는 생태기행
새 순이 돋는 3월, 냉이나 쑥, 진달래나 철쭉의 어린잎은 산양이 제일 좋아하는 먹이다.
     
  봄에 산양은 보통 10개체 내외의 작은 집단을 이루며 함께 생활한다.
햇살이 따스해지면 먹이를 위한 작은 소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봄은 출산준비와 털갈이, 낮잠 혹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3월초 햇볕이 따스하게 바위에 쏟아지면 산양은 주로 바위에서 휴식을 취한다.

낮은 나무 가지 끝을 먹거나 노란 낙엽 사이에 산수유가 피기 시작하면 여린 새싹을 먹기 시작한다.
부드러운 새 입만을 골라 먹는 것이다.
월이면 땅위에 입 끝을 댄 채로 새싹을 골라 하나씩 먹는다.
가끔 산책을 나왔던 산양은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뿔은 산양의 가장 강력한 무기. 한번 돋은 뿔은 빠지지 않으며 나이가 들수록 길어지는데, 암수컷은 뿔을 나무에 비벼 뿔 다듬기를 계속해 항상 싸움의 대비를 한다.
평상시는 온순한 산양이지만,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매우 치열하다.
     
 

양구의 '산양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의 정창수 회장은 산양의 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들려준다.
"방심하고 접근했다가 순간적으로 머리에 솟은 뿔에 부닥치면 구멍이 뽕뽕 나기도 합니다, 자기네끼리 싸울 때 받히면 가죽에 구멍이 나고 출혈이 심하게 나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때가 있습니다."
산양의 뿔은 잘 갈은 송곳처럼 날카롭다.
오소동 계곡에서는 뿔이 하나 잘린 산양을 관찰한 적이 있다.
반정도가 부러졌는데 세력싸움을 하다 상처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뿔 하나가 잘려진 산양은 왕따를 당하는 것 같이 보였다.

 
뿌려준 먹이를 먹는데도 맨 나중에 나타났고 다른 산양들이 접근할 때 마다 뒷걸음을 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어 이들에게 뿔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