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재 기자의 DMZ로 떠나는 생태기행
7월 한여름, 여간해선 저지대로 내려오지 않는 산양이 비무장지대의 한 군사보급로에 나타난다.
녀석은 두 귀를 쫑긋 세워 주변을 살핀 후. 조심스레 한 발 한 발 다리 밑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뜻밖에도 교각을 핥기 시작한 산양이 찾아온 것은 다름 아닌 염분 때문이었다.
콘크리트 교각에 배어 나온 소금기를 침 자국이 남을 정도로 전부 핥아 치우고는 서서히 비무장 지대 바위 지역으로 이동을 한다.
     
  이와 같은 행동은 초식동물인 산양의 특이한 먹이 행동이다.
대부분의 야생 산양은 흙을 먹기도 한다.
흙을 먹음으로 그 속에 있는 철분과 염분 등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는 것이다.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10년 넘게 산양을 사육하는 신동열 팀장은 이런 야생 산양의 행동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우제류인 산양이 염분을 찾아 다니는 것은 "염분이 부족되면 모든 동물은 발톱, 치아에 결핍이상이 생겨 이에 필요한 염분을 섭취하려고 암반, 미네랄을 섭취해야한다" 는 것이다.
 
더욱이 암벽을 뛰어다니며 사는 산양은 활동량이 많아 다른 우제류 보다 소금 섭취량을 더욱 필요할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러시아 후리 모리 주라는 야생동물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산양을 관찰한 러시아 학자들에게서도 관찰됐다.
산양은 소금이 필요로 하는 시기에 소금을 얻기 위해 고지대를 포기하고 저지대인 바닷가로 이동하는 모습도 러시아 후리모리주에서는 관찰된다는 사실이다.

동해안 철책선안에서 확인한 산양의 경우 철책선에서 사는 산양이 그렇지만 냄새가 없는 콘크리트 교각의 소금기를 산양은 어떻게 찾아내고 섭취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