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재 기자의 DMZ로 떠나는 생태기행
2001년 9월 15일부터 18일까지 제 5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남북은 금강산 육로관광에 대한 협의를 가졌다.

  고성군 송현리 일대에서 남방 철책선을 지나 비무장지대를 거쳐 해금강으로 이어지는 금강산 육로관광 길을 만든다는 방안이었다.
분단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오던 자연 생태계가 사실상 도로 개설이 되면 파괴될 위기에 놓인다.
특히 도로 개설 지역인 이 곳에는 바다로 간 산양이 확인됨으로써 야생동물 이동 통로를 제대로 만들어 이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하는 일이 급하다.

환경부는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백두대간의 한 줄기인 구룡령에 야생동물 이동 통로를 만든적이 있다.
해발 1013미터의 구룡령은 강원도 양양군 서면 갈천리와 홍천군 내면 명개리에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북으로 설악산 국립공원과 남으로 오대산 국립공원을 연결하는 생태적 연결고리다.

1994년도 구룡령에 56번국도 2차선 포장도로가 개통되면서 당초 환경부는 도로로 단절된 백두대간의 생태 통로를 복원하고 야생동물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하기 위해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설치하였다.
야생동물에 대한 생태와 습성,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이동통로가 설치돼 현재까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바다로 간 산양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금강산 육로 관광도로 개설시 산양을 포함한 다른 야생동물 의 이동 통로를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이 야생동물 이동통로 주변에는 차량 소음을 차단하고 불빛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전혀 야생동물들이 위협을 받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만약 이 곳에서 조차 야생동물에 대한 배려 없이 도로 개설이 이뤄진다면 우린 분단의 대가로 얻은 귀한 생명문화재가 하루아침에 잃어 벌이게 될 것이고 마지막 피난처로 선택한 비무장지대의 야생동물들을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벼랑 끝으로 내모는 몰지각한 개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