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재 기자의 DMZ로 떠나는 생태기행
산양은 '살아 있는 자연의 화석' 이라 불리고 있다. 그 이유는 오랜 진화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원시적인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서식하고 있는 산양은 다섯 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산양은 중국 사천성과 시베리아 동남부 지방 등 일부 국한된 지역에 분포 돼 있는 일곱 아종 가운데 하나이다.
시베리아 동남부에서 만주를 거쳐 서식하는 산양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다.

오랜 시간 아주 세심한 관찰을 하지 않으면 낮잠을 즐기는 산양은 발견되지 않는다.
소과에 속하는 산양은 틈이 날 때마다 먹이를 찾아 에너지를 보충하고, 휴식을 취하며 되새김질을 하는 것이 생활 양식이다.
 
하도 산양이 휴식만 취하길래 특이한 사실을 계량화했다.
과연 산양은 1분에 몇 번 되새김질을 할까.
그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되새김질을 할까 아니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되새김질을 할까.
관찰 결과 산양의 되새김질은 1분에 72번에서 80번 가량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되새김질의 방향은 산양마다 달랐다.
휴식을 취하는 동안 날벌레가 귀찮게 하면 모든 소과 동물이 그러하듯이 큰 귀를 흔들어 대며 날벌레를 쫓는다.
어미 산양의 귀는 몸집에 비해 잘 발달돼 있다.
안테나 역할을 하는 귀를 이쪽 저쪽으로 움직이며 숲 속의 작은 움직임까지도 잡아낸다.
눈은 감고 있으면서도 귀는 항상 열려 있다.
숲속에서 가까이 접근하는 천적의 움직임은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청각을 이용해 경계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상한 조짐이 들리면 휴식을 취하던 산양은 앞발을 먼저 세우며 일어나 확인한다.

몸단장은 산양의 중요한 일과이다.
산양의 몸에는 진드기 등 날벌레가 기생하고 있기 때문에 청결을 유지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털 속에 기생하는 날벌레는 혀를 이용해 청결을 유지하고 입이 닿지 않는 목 부위는 뒷발을 이용해 기생충을 털어 낸다
     
 

산양이 자신의 몸을 핥는 중요한 이유는 몸밖에 있는 소금기를 재 섭취하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초여름부터 가을 전까지 산양의 먹이는 신갈나무와 피나무 등 80여 종에 이르고 있다.
먹이 행동을 관찰하는 동안 특이한 산양의 채식 행동이 관찰됐다.
필요한 영양분을 모두 자연에서 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흙 속에 많은 영양분이 있다는 것도 산양은 알고 있었다.
초식동물인 산양이 흙을 먹는 이유는 부족한 철분같은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때로는 바위도 핥는다. 바위 표면에 있는 미네랄 성분을 흡수하기 위해서다.